떨어지는 꿈과 도망가는 꿈

 꿈해몽을 올바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인 꿈해몽 상식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에는 주로 인상깊은 몇가지의 기본적인 꿈에 관해 살펴보고, 그 꿈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보기로 한다.

 흔히 우리가 체험하는 꿈으로서는 무엇보다도 '떨어지는 꿈'을 들 수 있다.

 심한 낭떠러지나 고층 빌딩의 옥상, 또는 다리 등에서 아래로 한없이 떨어져 내려가는 꿈을 체험한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떨어지는 꿈이 상징하는 것은 불안감이나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소망이다. 

무엇인가 제일중요한 것을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이라든지, 제아무리 정성을 쏟고 노력해 보아도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무력감같은 것이 꿈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거나 명성이나 재산을 잃고 싶지 않다는 바램, 아무리 열심히 작품을 써도 고작해야 원고료도 못받는 동인지 정도에나 게재될 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데 대한 실망감, 같이 입사한 동기생들은 자꾸만 승진을 거듭하고 있는데 자기만 뒤쳐져서 늘상 같은자리만 지키고 앉아 있는 초라한 처지에 대한 초조감 등이 꿈을 통하여 떨어지는 현상으로 대두되는 것이다.

젊은 여자의 경우에는 처녀성을 상실한데 대한 긴장감과 아쉬움이 떨어지는 현상으로 꿈 속에 나타난다고도 한다. 만약에 아직 처녀성을 잃지 않은 사춘기의 여성이 떨어지는 꿈을 꾸게 된다면 그것은 언젠가 잃어버리게 될 처녀성에 대한 불안감이나, 가까운 시일 내에 누군가에게 처녀성을 뺴앗길 것을 예시해주는 꿈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물론 떨어지는 꿈이라고 하여 모두가 다 그런 결과를 상징하지는 않는다. 주위의 여건과 상황에 따라서 꿈해몽의 방향은 수시로 달라지게 된다. 다만 떨어진다는 것이 썩 바람직하지 못한, 그리고 결코 좋지 않은 현실의 상태를 암시해 주고 있다는 것 만큼은 변함이 없는 기본적인 상징성인 것이다.

 떨어지는 꿈과 버금가는 꿈이 도망가는 꿈이다. 앞에서도 쫒기는 꿈에 대해 언급하면서 성적인 욕망을 상징한다고 설명하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상징성일 뿐 모든 꿈이 그 범주 안에 속한다는 것은 아니다. 

 꿈이 전개되는 상황과 장소 등에 따라 꿈해몽도 그 방향과 현실성에 차이를 가져온다. 도망가는 꿈은 주로 어린시절에 많이 꾼다. 부모나 형제, 또는 선생님으로부터 금지당하고 있는 것으로부터의 탈출, 하지 못하게 하는 일을 몰래 하고싶다는 욕망을 나타내주는 꿈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다.

 그러나 어른의 경우에는 약간 다르다. 자기 자신의 욕망이나 욕정, 또는 형편상 충격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도망가는 행위를 연출하게 된다. 그것은 한마디로 자신의 욕정대로, 또는 욕망대로 행동하고 싶은 잠재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 경우, 도망하는 것은 완전히 이탈된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공포로 뒤바뀐 성적인 쾌감의 극치 속에 그대로 푹 빠지고 싶다는 잠재적인 성적 충동과 욕망이 꿈을 통해 나타난 것이라고 보아진다.

 아무리 도망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달릴 수 없는 초조감, 소리를 질러 주위에 알리고 싶으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기막힌 공포 속에서 발이 땅에 붙은 채 꼼짝도 않는 현상은 잠재의식 속에 숨겨져 있는 자학적인 쾌감을 현실화시켜 보고 싶은 욕망에의 표출이다.